중학교에 입학하던 날, 지금껏 살아온 나의 삶을 되돌아보니 58세라는 나이와 아들 둘을 낳아 결혼도 시키고 손주, 손녀 셋을 가진 할머니가 되었네요. 맏이라는 이유로 동생들을 학교를 보내고 나만 학교에 가지도 못하고 친구들이 학교에 가는 날 얼마나 울었던 기억이 나던지요. 지금껏 살아오면서 한 순간도 잊지 않았던, 갈망하며 지내온 나날들이었던가요..친구의 소개로 일성 학교를 알고 있었습니다. 삶의 무게가 만만치 않은 현실 앞에서 이루지 못했던 나의 절실했던 꿈은 이루지 못하고 세상을 떠날 줄 알았는데 어느날이었습니다. 아들이 손주를 봐달라 하더군요. 난 대답을 할 수 없었습니다. 무지한 할머니가 어떻게 애들을 봐야할지에 대해 한번 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요즘 애들이 얼마나 난이도가 높은 질문을 하는지 자신이 없었습니다. 너희들 인생은 너희가 알아서 살고 내 인생은 내가 살겠다고 단호하게 거절을 했습니다. 그 길로 일성 학교로 달려 갔습니다. 접수를 하고 입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입학식날 34년을 돌아서 온 기회 기쁘고 행복해서 얼마나 울었는지요. 흐르는 눈물은 참을 길이 없었습니다. 실컷 울었습니다. 메마른 대지 위에 시원한 빗줄기처럼 말입니다. 한참을 울고 나니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았습니다. 살아오면서 무지해서 겪었던 수많은 이야기들이 영화 속 장면처럼 스쳐 지나더군요. 또 다시 손주들 물음에 답하지 못하는 할머니로 살고 싶지가 않았습니다. 마지막 기회 다시는 주어지지 않겠지요. 꼭 잡고 놓지 않으렵니다. 21세기는 인간의 수명이 늘어 100세 시대라 하니 약 50년을 더 산다 하면 많은 세월이 남았네요. 많은 세월을 살아오면서 모질게도 치이고 다쳤던 아픈 기억을 치료 받으면서 살아갈 것입니다. 정말 만나고 싶었던 반 친구들과 보고 싶었던 교장 선생님을 비롯, 여러 선생님들 만나서 너무너무 행복합니다. 열심히 살다 보니 경제적인 어려움에서는 탈피했지만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이 있습니다. 조금은 늦은 이 기회를 꼭 잡고 열심히 학문을 배워 남들처럼 살아보고 싶습니다. 고등학교도 가고 대학에도 갈 겁니다. 노인복지과를 진학을 목표로 삼겠습니다. 고령화 시대 복지 회관을 세워 봉사도 하면서 말입니다. 갈라진 땅 위에 물을 부어 새 생명을 잉태하듯 우리 고마우신 선생님들의 한 없는 사랑을 기대합니다. 그 꿈을 이룰 수 있도록 35년을 돌아서 온 이 할멈의 꽃길이 행복할 수 있도록 길잡이가 되어 주세요. 학교 생활이 너무너무 즐겁습니다. 아주 많이 행복합니다. 지금 만난 나의 인연들과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소중한 나의 인연 감사합니다.